파리에서 차로 1시간 달려가면 아름다운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 그곳에서 1시간쯤 달리면 날씨 때문이었을까요? 잔다르크가 처형 당했다는 광장 때문였을까요? 조금은 스산했던 잔 다르크의 루앙이 나옵니다. 그곳에서 1시간쯤 달리면 인상파 화가들 중 특히 모네와 꾸르베의 사랑을 받았던 곳, 이들의 Falaise d'avel (엄마 코끼리 절벽), Falaise d'amount (아기코끼리), Falaise d'etretat (아빠 코끼리 절벽) 이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오늘은 그곳 에트르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1. 에트르타.
'에트르타' 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거장들이 그려댔던 '엄마 코끼리바위' 아닐까요? 저 역시 그곳이 보고 싶고, 거장들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저도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제 그림의 주 소재가 파도와 바위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가슴을 설레이며 달려가는데 6월의 노르망디의 기후는 변화무쌍했습니다. 햇빛이 쨍하다 비가 쏟아지다.
급기야는 저희가 에트르타에 도착할 즈음엔 먹구름으로 뒤덮였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8시 정도의 저녁이었는데 거의 10시까지도 훤하던 백야를 자랑하던 파리와 달리 어두컴컴했습니다.
2. 호텔 도루미 하우스.
코끼리 바위 세 가족(아빠, 엄마, 아기)이 살고 있는 알바 토르 해변을 누리기엔 최적의 곳 같았습니다. 이곳은 삼성급 호텔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그렇다는군요, 제 마음엔 5성급였습니다. 창문을 여니 멀리 아기코끼리 언덕이 보이고 르 가르드 성당이 보였습니다. 두 곳을 거쳐오느라 조금은 지쳐있었지만 설레이는 마음은 아무도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여장을 제대로 풀지도 않은 채 더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나가보자며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3. 아몽언덕을 향해 달려가는 길.
유럽의 주택가가 대부분 그렇듯이 언덕 중간부터 주택가가 펼쳐집니다. 역시 여기 Falase d'amount도 예외 없이 이렇게 주택가가 있고 골목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저 Falase d'avel의 모습을 맞이하니 살짝 보이는 모습만도 그 기이한 아름다운 모습에 가슴 떨렸습니다. 조금 지나니 한가로이? 양치는 소년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책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모습이 눈앞에 보이니 신기했습니다. 콧노래 부르며 유유자적하는 듯 보이는 목동이 얼마나 부럽던지요, 늘 마음껏 내다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말입니다. 그 목동이 이렇게 자신을 부러워하는 동양 아줌마가 있다는 걸 알면 행복이 배가 될텐데...
3. 알 바토르 해변 아가 코끼리 언덕, 르 가르드 성당.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속에 아기코끼리 언덕 Falaise d'Amount을 향하여 달리며 얼른 올라 Falaise d'Avel을 마주 볼 생각에 골목을 기웃거리다 보니 빼꼼히 내려다 보이는 엄마 코끼리 아발절벽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벅찬 가슴을 달래며 르 가르드 성당 있는 아망 언덕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마주 보이는 아발절벽을 감격 속에 바라보다 내일 아침 스케치할 자리를 물색하는 동안 빗방울은 굵어지고 폭풍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점점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아들. 불안감은 고조되는데, 아망 절벽의 뒤쪽 저 멀리서 나타난 아들은 위험하다며 멈추라는 싸인을 보내옵니다.
4. Falaise d'mount의 뒤안에서 만난 경이로움.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아들과 함께 내동댕이 쳐지기도 하면서(다행히 풀이 거의 허리까지 자라 있어 다치거나 아프진 않았습니다.) 언덕을 기어 내려가다 맞닥뜨린 기막힌 절경! 아들의 엎드려! 하는 외침에 그 자리에 엎드려 한동안 먹먹한 가운데 말을 잃었습니다. 폭풍우가 몰고 온 일시적인 현상이었을까? 광풍, 먹구름 속 저 멀리에서 비쳐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하모니, 하늘과 바다의 코발트와 울트라마린 그리고 숲이 만들어내는 깊은 비리디안이 어우러져 자아내는 경이로움 속에 갇혔다!, 이럴 때 판타스틱이라 외쳐야 하는 걸까? 한참 후 우린 마주 보며 '와우~ 끝이야!'를 동시다발로 외쳤습니다.
5. 무성영화의 한장면 같았던 미드나잇 에트르타.
경이로움 속에 그렇게 있다 보니 어느새 자정이 훌쩍 넘었고 우리는 감동과 추위 속에 몸과 맴이 후덜덜!
아들은 말합니다. "이럴 땐 당 보충해 줘야 해, 여기 까르페 맛있는 집 있어요." 합니다.
아휴~ 미련이 남아 발길은 안 떨어지지만 맛난 까르페! 의 유혹도 만만치 않아 밍기적 거리며 일어서는데 아들은 또 소리를 칩니다 "위험해! 엎드려". 그 방향을 보니 서양 아가씨들이 몇 명이 내려오다 엎드려 낮은 포복으로.... 하하, 우리는 엄지 척해주고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그들도 잠시 후 경이로움 속에 환성을 지를 것이므로....
그곳은 마치 철 지난 스키장 느낌! 좌측 사진의 멀리 조그맣게 불 밝힌 간판 그곳이었습니다.
조용하게 불 밝혀진 그곳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곳은 거의 만석으로 많은 이들이 미드나잇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난 자리 안내를 기다리며 와우~ , 마치 무성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문화의 충격! 였습니다.
모두들 잔을 마주치며 하하호호 담소하는 분위기인데 이렇게 소리가 없을 수가....., 조용히 흐르는 선율 속에 맛있는 까르페와 밀크티를 마시며 나도 조용히 엄지 척! 웃으며, 살짝 우리의 떠들썩한 흥겨운 분위기가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
6. 다음날 아침.
언제 그랬냐는 듯 맑게 개인 에트르타. 노르망디의 변덕스런 날씨 덕분?입니다.
도루미 하우스의 뒤편, 정겹게 난 오솔길은 알바토르 해변과 통하고 바로 Falaise d'avel과 Falaise d'etretat로 통하는 산책길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우린 한껏 심호흡을 하고, 절벽을 향해 한참 올라가다 보니 와우~ 광활한 언덕이 펼쳐집니다.
언젠가 다녀오실 분들께 적극 권합니다.
3성급 호텔 도루미 하우스!. 활짝 개인 Falaise d'avel 엄마 코끼리 절벽, Falaise d'etretat 아름답죠?
7. 그림.
아들의 동행으로 더욱 빛났던 여행에서 돌아와 기억과 사진의 도움으로 작업한 8점의 작품 중 4점을 올립니다.
'Falaise d'etretat 아빠 코끼리 절벽'과 'Falaise d'avel 1, 2' 그리고 대표 사진으로 올려진 'Falaise d'amount의 뒤안'
8. 파리에서 에트르타 가는 법.
기차
1. 파리 - 르 아브르 Le Havre - 에트르타 Etretat
- 생 라자르 역에서 르 아브르까지 기차로 약 2시간 10분
- 르 아브르 역에서 에트르타까지. 24번. 버스로 이동 약 1시간
2. 파리 - 브레오테 브뢰즈빌 Breaute - Beuzeville - 에트르타 Etrer
- 생 라자르 역에서 브레오테 브뢰즈빌까지. 기차로 이동 약 1시간 50분
- 브레오테 브뢰즈빌에서 에트르타까지. 17번 버스로 이동 약 40분, 4월~10월 운행
* 르 아브르 또는 브레오테 브뢰즈빌에서 에트르타로 가는 지역 버스가 많지 않으니 운행시간을 미리 알아보는 게 좋다.
버스
- Ouibus, Flixbus등의 버스회사 웹사이트에서 예약한다.
- https://beta.fr.ouibus.com
- https://www.flixbus.fr